생활고(生活苦)에 찌들린 부부의 저녁 대화!
아내:여보 매일 바쁘다는데 회사에서 뭘 하셔요.
남편:일하지!
아:(짧고 굵게 설명하는 남편에게 열 받았다.) 그러게 회사에서 일은 매일하는데, 도대체 월급은 언제 가져 오시냐구요!
남:리모콘을 들고 모른척한다. (모른 척 하는 것인지 알고도 그냥 있는 것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아:도대체 뭘 먹고 살아란 말인지! 밀린 월급 가져옴 우리 집 사러 가야겠어요 10평 정도하는 아파트 1억 안 하든데... !
남편:집보러 갈까?(눈치도 없는 남편은 아내가 열 받은 줄도 모르고 경영란의 심각성은 외면 한 채 농담놀이를 하고 있다.)
아내:그럼 조만간 가져온다는 말이지요.
남편:대답은 사라지고 텔레비전 소리만 울려 퍼진다.(무대답)
아내:한달에 20일은 바쁘다면서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12가 되야 집에 오는데 그돈 벌어서 다 뭐하세요?
글고 오늘은 왜 이렇게 늦게 왔을까?
남편:(아내의 말은 무시한다.) 집에 오면 반기는 사람도 없고...
아내:집이 반기는 사람이 있어야 오는 곳인가?
남편:니는 아들이 반긴다 아이가!
아내:아무도 반기는 사람 없어도 집에 오거든요.(말꼬리가 이상하다. 비아냥투로 나간다.)
남편:니는 집이 반긴다아이가(아내의 기분은 전혀 관심도 없다.)
아내:당신도 집이 반긴다아이가
남편:안 반기거든요
아내:당신은 내가 집에 오면 집이 반기는지 안반기는지 우째 아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라!(목소리가 높아진다다.)
남편:그라니까 당신은 일 마치몬 집에 오고, 나는 반기지 안으니.....?(말꼬리를 흐린다.)
아내:그래서 반기지 안으니 우짠다꼬!(목소리가 더 커진다.)
집이 무슨 죄가 되는가?
죄는 불경기가 죄이고, 월급봉투가 결석이라는 것이 죄이지!
그런데 도대체 출근하고 일하는데 월급은 우째 된 기고,
괜시리 남편이 딴 주머니 차고 불경기 탓하는 거 아닌지 몰라!
아내:아직은 쓸만 하고 가끔이라도 월급 가져오니까 살아 줄께!
남편:글나!
아내: 그람 우짜라꼬! 내가 은행장이가 은행장도 내처럼 못한다. 못살것다. 매일 일해서 돈 가져 오면 은행에 내 월급 갖다 바친다고 하루를 다 보낸다. 자식은 뭔 죄고 남들 학원 가는 데 가지도 못하고,
남편:글나!(도대체 뭔 생각으로 글나! 하는 대답이 나오는지!)
아:대화를 하는 기가 마는 기가(아내는 남편의 근성에 아랑곳하지 않고 목소리는 더 커진다.)
경영란에 허득이는 부부는 끝도 없는 대화를 주고 받는 밤,
.
.
.
!
뭘 하는지 모르지만, 매일 일을 한다는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으면서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 한다.
이 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짐작하건데 저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화병이 나지 않을까?
저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에너지가 고갈되어 내일이란 말에 힘이 빠지지 않을까?
누군가와 나의 아픔을 나눌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서로에게 위로를 삼으며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지나는 길에 우연히 듣게 되는 남의 가정사가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인 것만 같아 심이 아파온다.
영하의 날씨에 더 시리고 아프게 하는 불경기란 단어는 언제쯤 우리의 곁을 떠나 갈지?
그래도 내일은 기다려지고
그래도 내일은 살아야 하고
그래도 내일은 다가오고
그래도 내일은 혼신을 다해야
우리에게 희망이란단어가 씨를 뿌리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으리니!
황금보다 더 소중한 지금이 이렇게 싫어지는 지금,
내일이란 말에 희망을 걸어본다.
오늘 밤 바가지로 마무리를 한 이 부부는 불경기에 늘어 만가는 짜증과 잔소리로 위안을 삼으로 내일이란 희망에 기대를 하면서 오늘 하루도 마무리를 하였으리라!
내일이여 희망을 후딱 담고 와 다오!
담장 넘어 어련풋 들려오는 생활고의 이야기가 들려오듯 이들에게 내일이란 희망의 단어도 어렴풋 흘러 들어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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