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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가 아닌 '빛'으로 통신한다 ETRI, 가시광선 무선통신 '루비넷' 개발 |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LED조명을 이용하여, 와이파이(Wi-Fi)나 LTE 보다 더 빠른 속도로 통신을 할 수 있다면 이를 믿을 사람이 있을까? 얼핏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상상이라 생각하겠지만, 상상이 아니다. 조만간 만나게 될 현실이다.
루비넷은 빛을 이용한 새로운 통신기술이다 ⓒ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최근 LED조명으로 통신을 할 수 있는 기술인 ‘가시광무선통신(VLC)’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조명기술’과 ‘ICT기술’이 융합한 통신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기술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지원한 ‘쌍방향 정보 교환기반 인텔리전트 복합공간용 IT 조명 시스템 기술개발’ 과제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통신업계는 VLC 기술이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창조경제의 새로운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빛으로 통신이 가능한 루비넷 서비스
ETRI가 개발한 VLC 기술의 서비스 명칭은 ‘루비넷(LuBi-Net)’이다. 통신을 위한 송수신 보드의 크기가 현재는 명함만한 정도지만, 향후 대량체제로 가면 스마트폰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훨씬 작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ETRI측의 주장이다.
루비넷 원리의 비밀은 초당 1백회 이상의 깜빡임이 가능한 LED 조명에 숨어 있다. 조명에서 나오는 빛에 디지털정보를 담으면, 스마트폰 같은 통신 기기가 이를 인식하여 영상이나 음성, 또는 문자 등으로 신호를 변환하는 것이다.
따라서 루비넷이 상용화되면 버스정류장의 조명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버스 도착 시간을 미리 알 수 있다. 또한 주차장에서 출구로 나갈 때 지하에서 지상까지의 모습도 미리 통신을 통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안전운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기존의 통신 시스템이 안고 있던 문제들, 예를 들면 사람이 많은 야구장 같은 곳은 휴대폰이 잘 터지지 않던 문제 등이 루비넷으로 바뀌게 되면 바로 해결 할 수 있다. 통신의 매개체가 전파가 아니라 빛이기 때문이다.
빛으로 통신을 했을 때의 장점은 또 있다. 전파를 활용한 통신 시스템과 비교해 볼 때 경제성면에서 훨씬 저렴하다는 점이다. 전파의 경우는 무조건 통신을 위한 전파탑이 필요하다. 산등성이에 설치된 탑들이 바로 그런 것인데, 다른 장애물에 의해 전파가 방해받으면 안 되기 때문에 보통 산과 같은 높은 지대에 설치한다. 그러다 보니 많은 설치비가 들어간다.
루비넷 원리는 빛에 디지털 신호를 실어 보내는 것이다 ⓒ TED.com
게다가 전파탑은 고출력의 전파를 방출하기 때문에 주변에 본의 아니게 전파방해를 일으킬 수 있고, 전파탑을 세우는 과정에서 산림을 훼손하는 등 불가피한 환경 파괴도 해야 할 때가 있다.
이에 반해 조명은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일반 가정집도 LED전등으로 바뀌는 추세라서, LED조명을 활용한 통신은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루비넷은 기존 통신 시스템이 가진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통신 방법의 하나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치명적인 약점도 가지고 있다. 빛이 없거나 차단하게 되면 통신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기존 통신 시스템의 경우 벽과 같은 방해물이 있더라도, 전파의 세기가 약해질 뿐 통신 자체가 두절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빛을 이용한 통신 시스템은 차단되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렇다면 이런 약점을 가진 통신 시스템을 과학자들은 어떤 이유로 연구하고 있는 것일까?
이 같은 의문에 대해 ETRI의 관계자는 “특수한 상황에서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전파에 민감한 장비가 많은 병원이나 비행기내에서는 통신기기의 사용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은데, 만약 빛으로 통신할 수 있다면 이런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라이파이에서 한 단계 발전한 조명 통신기술
빛으로 통신을 한다는 개념 자체가 루비넷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5년 전에 라이파이(Li-Fi)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라이파이는 가시광선을 이용하여 초고속 데이터를 전송하는 차세대 무선 네트워크 기술로서, 근거리에서 빛으로 통신할 수 있다는 의미의 ‘Light Fidelity’를 줄인 말이다.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용어인 라이파이는 지난 2011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의 해럴드 하스(Harald Haas)교수가 처음 이름을 붙였다. 그는 2011년 TED TALKS의 강연자로 나서 Wi-Fi의 단점을 보완하고 속도는 더 높인 Li-Fi가 차세대 무선정보통신기술이 될 것임을 예견한 바 있다.
루비넷은 이런 라이파이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조명 통신기술이라 할 수 있다. Li-Fi의 경우 전송 속도가 너무 낮아 영상 데이터 전송이 불가능 하지만, 루비넷은 기존 통신 시스템을 조명 기술에 융합한 방식이기 때문에 DMB 화질정도의 동영상 수신이 가능하다.
루비넷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기능으로는 조명제어를 들 수 있다. 그동안 주차장이나 체육관, 가로등, 공장 조명 등은 각각의 조명제어장치가 있어 서로 연동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루비넷을 통하면 서로 다른 조명끼리도 연결해 하나로 동작시킬 수 있다.
이에 대해 루비넷 사업의 총괄책임자인 ETRI LED통신연구실의 강태규 실장은 “이번 루비넷 개발을 통해 조명과 ICT가 융합된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희망을 확인했다”라고 전하면서 “루비넷을 더욱 발전시켜 전 세계 통신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6.01.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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