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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기대 효과와 발전 과제

연꽃천국 2016. 12. 15. 20:23

지난 2015년 12월 1일, 새로운 학교 교육과정이 ‘2015 개정 교육과정’이라는 이름으로 고시되었다.

교육부 고시 제2015-80호로 고시된 이 새 교육과정은 2017년 3월 1일, 초등학교 1, 2학년에 적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차적으로 확대 적용하여 2020년 3월 1일에는 초·중·고등학교의 모든 학년에 적용하게 되어 있다.

선행연구 문서(김경자 외, 2015)1)에 의하면 개정의 이유가 ‘학교 교육을 통해 모든 학생들이 인문, 사회, 과학기술에 대한 기초 소양을 함양하여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되어 있다.

1)  김경자 외(2015).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최종안)개발 연구, 교육부.

그리고 이러한 개정의 취지를 구현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개정의 방침으로 ‘1) 인문, 사회, 과학에 대한 기초 소양 교육을 강화한다, 2) 학생의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을 마련한다, 3)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의 함양이 가능한 교육과정을 마련한다, 4)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교육정책 전반을 종합적으로 개선한다.’의 4가지가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개정의 취지와 방침을 구현하기 위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새롭게 도입된 내용들 은 무엇인가? 현저하게 달라진 점들을 학교 급별로 보면, 초등학교의 경우 1~2학년 수업시간이 1시간 더 늘고 이 시간 동안 ‘안전한 생활’이라는 과목을 가르치게 되어 있다.

중학교는 6학기 중 한 학기를 자유학기제를 실시하게 되어 있으며, 소프트웨어 중심의 ‘정보’라는 과목이 필수 과목으로 새롭게 도입되었다.

고등학교의 경우 학생들은 문, 이과의 구별없이 모두 ‘공통사회’, ‘공통과학’, ‘과학탐구실험’이라는 과목을 이수하게 되었으며, 예술 교과의 일반선택 과목으로 ‘연극’이 포함되어 학교에 따라서는 연극이라는 과목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한편 모든 교과에 대하여 꼭 배워야 할 핵심 개념과 원리를 중심으로 학습 내용을 정선하여 감 축하도록 하였다. 교과별로 보면 국어의 경우, 초등학교 5~6학년에 ‘연극’이라는 대단원을 개설하고, 중학교에는 ‘연극’이라는 소단원을 개설하였다.

수학의 경우, 학습 내용의 수준과 범위를 적정화하였으며 학생의 진로와 적성을 따른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도록 선택과목들을 재구조화하였다. 영어의 경우, 초·중학교에서는 말하기와 듣기에 중점을 두고 고등학교에서는 읽기와 쓰기 학습을 강조하였다.

사회의 경우, 지식의 단순 나열이 아니라 사회과학적 핵심개념과 일반화된 지식을 중심으로 내용구조를 체계화하였다.

또한, 협력학습, 프로젝트 수업 등 학생 활동 중심의 수업을 강조하였다. 과학의 경우, 초·중학교에 통합단원을 신설하였으며 고등학교의 경우 탐구 활동과 체험 중심의 학습을 강조하였다.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인한 예상 기대 효과

이러한 변화로 인하여 새 교육과정 개정의 취지나 목적, 개정의 방침들이 어느 정도나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 인문사회과목을 덜 배우던 이과생들이 그러한 과목을 조금이라도 더 배우면 인문사회적 소양과 상상력이 조금은 더 향상될 수 있으리라 가정해 볼 수 있다.

과학기술 관련 과목을 덜 배우던 문과생들이 그런 과목을 조금이라도 더 배운다면 과학기술적 소양과 창의력이 조금은 더 길러질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볼 수 있다.

설명 위주의 강의식 수업을 토론과 프로젝트 수행형으로 바뀌면 학생의 참여가 높아지고, 높아지는 그만큼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할 수 있다.

단편적 지식의 암기보다는 지식의 활용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수업을 진행할 때 ‘역량’의 함양 역시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새롭게 제안되는 구체적인 개정의 방안들이 개정의 취지를 구현하는 실천의 방안으로서 어느 정도의 효과는 거두리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효과는 매우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교육과정(2009 교육과정)에서 이과생들이 인문사회 과목을, 문과생들이 과학 관련 과목을 이수하지 않은 것은 결코 아니었다.

‘과학’과 ‘사회’이라는 이름의 과목은 이름만 선택과목이었지 실제로는 고 1에서 모두 배워야 하는 필수 과목이었다.

이들 과목들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공통사회’, ‘공통과학’이란 과목과 교과 내용의 구성 방식이나 하위 영역들 간의 통합의 정도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문이과 학생 모두에게 공통적, 필수적으로 배워야 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는 과목이었다.

따라서 공통사회와 공통과학을 문이과 학생 모두에게 필수로 가르침으로써 인문사회적 상상력과 과학기술적 창의력을 이전의 교육과정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함양할 수 있으리라는 새 교육과정의 기대는 성공적으로 충족되기 어려울 것이다.

학생 중심 교육과정의 경우도 새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방안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못할 것이다. 일부 교과에서의 수업 방식이 설명 위주에서 토론과 과제 수행이라는 방식으로 변화된 다고 해서 그러한 것을 강조하는 교육 과정을 학생 중심 교육과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학교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의 교육적 참여를 격려하는 자유학기제를 운용한다고 해서 학교 교육 과정 전체를 학생 중심 교육과정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학생 중심 교육과정이 성공적으로 구현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일부 학교나 학년, 학기에서가 아니라 거의 모든 학교와 학년의 수업에서, 그리고 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전 과정에서 학생의 참여가 획기적으로 높아져야 한다.

역량중심 교육과정의 경우도 유사하다. 학교 교육의 전 과정을 통하여 길러야 할 핵심 역량 6가지를2) 총론에 명시적으로 제시하는 것, 교과별로 총론의 역량과 연계하여 교과에 맞는 역량을 제시하고, 그에 맞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 그것만으로 역량이 길러지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총론은 역량의 제시만으로 끝이다.

2) 국가교육과정 총론 문서에 제시되어 있는 핵심 역량 6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아정체성과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삶과 진로에 필요한 기초 능  력과 자질을 갖추어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기관리 역량. 둘째,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다양한 영역의 지식과 정보를 처리하  고 활용할 수 있는 지식정보처리 역량. 셋째, 폭넓은 기초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문분야의 지식, 기술, 경험을 융합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창의적 사고 역량. 넷째, 인간에 대한 공감적 이해와 문화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향유하는 심미적 감성 역력. 다섯째,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며 존중하는 의사소통 역량. 여섯째, 지역, 국가, 세계 공동체의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가치와 태도를 가지고 공동체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공동체 역량.

역량의 함양을 위한 실천은 교과의 몫이다. 교과별 교육 과정에 교과별 역량을 제시하는 것만으로 역량은 길러질 수 없다. 그러한 역량이 길러질 수 있는 방향으로 교과의 수업을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학교의 전 교육과정이 어떠한 모습으로 운영될지, 모든 교과의 수업이 실제로 어떠한 방식으로 운영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역량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이다. 

현실적 가능성이 있느냐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는 하지만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의도하는 취지를 보다 높은 수준으로 달성하며, 새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방향으로 우리의 교육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보다 획기적인 변화와 방책이 필요하다.

비록 2015 개정 교육 과정 기간 내에서는 시행이 어렵다 할지라도 중장기적으로라도 지속적으로 지향해야 할 두 가지의 근본적인 변화와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학생 맞춤형(학생 중심) 교육과정 체제의 구축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여전히 획일형 교육과정이다. 이 교육과정이 현장에 적용되는 모습은 더욱더 획일적인 모습을 띠게 될 가능성이 높다. 초․중학교의 경우 발달 단계의 특성상 기본적이고 공통적인 교육이 필요함으로써 어느 정도의 획일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가능성과 정체성을 상당 정도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하는 고등학교 단계에까지 획일적 교육을 시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학생들의 다양한 영역에서의 개인차는 학교 교육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이미 나타나기 시작하여 초,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 단계에 이르면 최대치에 이르게 된다.

보유지식, 능력, 흥미, 관심, 희망, 포부, 성격 등 모든 면에서 심각하게 서로 다른 학생들 모두에게 동일한 교육을 시키는 제도는 가장 낮은 수준의 교육 제도에 속한다.

높은 수준의 교육일수록 학생들의 다양성을 최대로 고려하여 이루어진다.  2015 개정 교육과정하에서 학교(일반계 고등학교)는 여전히 문․이과로 구분하여 교육과정 편제를 구성할 것이다.

총 이수단위 204중에서 창의적 체험활동 24단위를 제한 180단위에 교과들을 배치할 것이다. 그중 7개의 공통 과목(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에 58단위를 배당하고, 36단위에 해당되는 체육, 예술, 생활, 교양 관련 과목들을 필수로써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이 선택의 주체는 학생이 아니라 학교인 것이다. 필수 이수단위 94단위가 결정되면 86 단위의 자율 편성 단위들이 남는다. 학교는 다시 86단위에 해당하는 일반선택과 진로선택 과목을 선택할 것이다.

이 선택 역시 학생의 자율 선택이 아니라 학교의 자율 선택이다. 학교는 문이과의 계열에 적합한 과목들을 선택하고 공통과목과 합쳐 계열별 교육과정을 구성하게 된다. 학생들은 자기가 속한 계열에 따라 학교에서 결정한 교과목을 그대로 이수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이 배우는 과목 수는 공통 과목 7개, 공통과목 이외의 필수과목 (체육 예술 영역과 생활 교양 영역에 속한) 7~9개(전체 36단위/과목별 4~5단위), 그리고 자율편성과목 17개(전체 86단위/과목별 5단위) 정도를 이수하게 된다.

그리하여 고교생이 3년간 배우는 과목 수는 총 31~33개(7개의 공통 과목 + 7~9개의 예술 교양 과목 +17개의 자율편성 과목) 정도가 된다.

이 정도의 과목을 학교가 결정하면 학생들은 그 과목들을 이수해야만 한다. 자율편성 과목은 학생의 적성과 진로를 고려하여 편성되어야 한다고 하나 대개 학생의 요구보다는 학교의 사정(교원수급)에 의하여 결정된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체제에서도 학생들은 여전히 자신에게 맞는 교육을 받을 수가 없다. 공부를 더 많이 하고 싶어도 204단위 이상을 할 수가 없다.

204 단위 이상을 운영하는 학교는 실질적으로 거의 없다. 더 많은 교과목 영역에서 광범하고 다양하게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학교가 정해준 30개 정도의 교과목 이상은 이수할 수가 없다.

학생의 호기심의 발동과 탐색의 범위는 학교에서 정해 준 30개 교과목 안으로 한정될 수밖에 없다. 어느 특정 영역의 교과를 깊이 공부하고 싶어도 학교가 정해 놓은 교과목 이외에는 더 이상 공부할 수가 없게 되어 있다.

예체능 교과에서 좀 더 심도있게 이론과 실기를 배우고 싶어도 주어진 이수 단위와 과목의 한도를 벗어날 수가 없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 좀 더 쉬운 과목을 듣고 싶어도, 혹은 좀 더 어려운 과목을 택하고 싶어도 선택의 여지는 전혀 없다. 전체적으로 볼 때 2015 개정 교육과정도 그 기본적인 구조는 여전히 후진적이다.

이러한 구조 하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기 어렵다. 신장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배움이 제대로 발생하기도 어려우며 배움의 즐거움이나 보람은 더더욱 느낄 수 없게 된다. 이러한 교육과정적 상황에서 창의와 융합은 일어나지 않는다.

창의와 융합이 발생하는 우선적인 조건은 자유, 자주, 자율이다. 학습 상황에서의 자유, 자주, 자율이란 자기가 배우고 싶은 과목을 자기가 선택하는 행위에서 우선적으로 구현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의 학생 선택이 가능하기 위한 첫 조건은 수많은 선택과목의 개설이다. 선택과목의 종류와 그 숫자는 선진 교육의 제1차적 지표이다. 한국의 민족사관 고등학교의 경우 학생들은 200여 개의 과목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한다.

극히 소수가 선택해도 학교는 그 과목을 개설해 준다. 핀란드의 경우도 선택과목은 200~300개에 이르며 미국의 괜찮은 고등학교도 유사한 수준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경우 선택과목의 수는 96개 정도이다. 선택의 숫자만으로는 어느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러나 문제는 선택의 과목들이 학생 선택이 아니라 학교의 선택이어서 학생 선택은 실질적으로 거의 없다는 점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표방하는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적 창의력을 복합적으로 구비한 ‘창의융합형 인재’를 제대로 길러 내려면 2015 개정 교육 과정은 여러 차례의 변신을 하여야 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교육과정을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학생 중심 교육과정, 학생 맞춤 교육과정으로 진화해 나가야 한다.

교과별 역량이 발달해 가는 경로에 대한 모형의 구축

학교 교육의 전 활동을 통하여, 특히 교과 교육을 통해서 역량을 가르친다는 것은 무엇을 가르친다는 것이며,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 것일까?

아주 상식적인 수준에서 역량을 가르친다는 것은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가르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 말은 오류가 있다.

보다 정확하게는 지식과 함께 그 지식을 활용하는 기술까지 가르친다는 의미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기존의 교육 과정과 크게 차별이 되는 점은 교육과정 총론과 각론에 모두 역량이란 개념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총론에는 핵심 역량 6가지를 강조하여 제시하였고 각 교과에는 교과에 해당되는 교과역량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새 교육과정 문서에는 역량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하여 기존의 수업과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은 제시되어 있지 않다.

핵심역량의 종류와 각 역량의 의미를 포괄적으로 제시하는 수준으로 그치고 있다. 이런 정도의 지침으로 역량의 함양을 위한 수업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특정 역량이 제대로 가르쳐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들이 갖추어져야 한다. 가르쳐야 할 수업의 목표로서의 역량의 의미를 명확하게 규정하기, 목표로 삼는 역량이 제대로 반영되도록 목표를 잘 진술하기, 수업의 결과 그러한 역량이 어느 정도나 변화, 발달했는가를 의미 있게 평가할 수 있는 역량의 발달 경로에 대한 가설적 모형 설정하기 등과 같은 조건이 요구된다.

예컨대, 역사 교과의 경우 여러 가지 역사적 사건의 연대를 기억하게 하는 수업은 역량 함양을 위한 수업은 아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수업은 역량의 함양을 위한 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 혹은 ‘역사적 사고력’은 역사 교육을 통하여 기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역량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역량을 가르치고자 하는 수업이 그러한 역량을 제대로 기르는 효과적인 수업이 되기 위해서는 ‘역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그 의미가 보다 명료하게 분석되어야 한다.

예컨대, 역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은 1) 역사적 사건에서 역사적 의의를 설정하는 능력, 2) 주요한 자료들을 증거로 사용하는 능력, 3) 시대의 흐름 속에서 지속과 변화의 양상을 확인하는 능력, 4) 역사적 사실들 간의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능력, 5) 역사적 관점을 파악하는 능력, 6) 역사적 해석의 윤리적 차원을 이해하는 능력 등과 같은 하위 능력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Ercikan & Seixas, 2011).

‘역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라는 매우 애매한 역량을 위와 같이 몇 개의 하위 구성 요소로 분석해 놓으면 그 의미가 보다 명료해져서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좀 더 선명해진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의 하위 요소들이 밝혀졌다고 하위 요소 능력 각각을 가르치는 데 필요한 조건들이 모두 구비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역사적 사실들 간의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능력’이라는 하위 능력을 제대로 가르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우선 학생들이 역사적 사실들 간의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능력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사적 사실들 간의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잘 분석하는 것’과 ‘잘못 분석하는 것’, ‘낮은 수준의 분석 능력’과 ‘높은 수준의 분석 능력’, ‘초보자의 수준’과 ‘전문가의 수준’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를 구분해 주는 기준이나 준거가 필요하다.

달리 표현하면 인과관계의 분석 능력이 낮은 수준에서부터 높은 수준으로 어떻게 발달해 가는지에 대한 개념 모형이 필요하게 된다.

이 개념 모형에 비추어 학생들의 발달 수준을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수업을 기획할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역사적 인과관계 분석 능력은 다음과 같은 세 단계를 거쳐 발달한다고 가정해 볼 수 있다.

○ 낮은 단계: 하나의 사건이 하나의 결과의 원인이 된다고 이해하는 수준
○ 중간 단계: 사건의 배후 맥락과 행위자의 의도까지를 포함하여 이해하는 수준
○ 높은 단계: ‘원인’은 역사가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구성될 수 있음을 이해하는 수준

이 예는 역사적 인과관계의 이해라는 영역에서 설정될 수 있는 하나의 가설적인 역량발달 경로모형으로서 비교적 단순한 편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형조차 없다면 역사적 인과관계의 분석이라는 영역에서의 바람직한 교수나 학습 및 평가는 이루어지기 어렵게 되어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역량발달의 과정이나 경로 모형의 설정은 역량의 교수-학습을 위해 매우 필요한 요소가 된다.

따라서 각 교과에서 교과에 해당되는 역량을 제대로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그러한 역량이 어떠한 모습으로 변화, 발달해 가는지에 대한 ‘역량발달 경로모형’을 개발하여야 한다.

역량 발달의 과정에 대한 이러한 의미의 가설적 모형 없이 역량을 기르겠다는 것은 지도 없이 항해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 항해가 제대로 목적지에 도달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과 같이 그러한 교육은 역량의 함양을 결코 보장할 수 없는 것이다.

역량 함양 교육을 제대로 하기 위하여 각 교과에서 개발해야 할 역량 발달 경로모형의 종류와 수는 너무나 많다. 그러나 그러한 모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출처 : 책이랑 친구
글쓴이 : 연꽃천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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